50대 부부의 재무설계 下

돌아가신 부모님으로부터 낡은 집을 물려받았다. 재개발될 때까지 세금을 내면서 들고 있어야 할까, 아니면 당장 처분해야 할까. 이런 문제로 고민하는 이들이 생각보다 많은데, 사실 제3의 선택지가 있다. 재개발 여부와 상관없이 마음 편하게 갖고 있는 것이다. 월세 수입으로 안정된 수익이 보장된다면 굳이 팔아치울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안정된 월세 수익이 나온다면 노후했더라도 부동산을 굳이 처분해야 할 이유가 없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안정된 월세 수익이 나온다면 노후했더라도 부동산을 굳이 처분해야 할 이유가 없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재무설계 2편 Review = 매월 적자를 보고 있는 가계부와 부동산 처분 문제로 상담을 신청한 안상철(가명·50)씨, 한민희(가명·52)씨 부부. “돈이 부족하다”고 하소연하는 두 사람의 말과는 다르게 부부의 소득은 그리 나쁘지 않았다.

중견기업에 다니면서 맞벌이를 하고 있는 부부는 총 865만원의 남부럽지 않은 월급을 받고 있다. 여기에 부모님으로부터 물려받은 주택(시세 4억원)에서 매월 70만원씩 월세(보증금 5000만원)도 나온다.

총소득이 935만원에 달하는 셈인데, 문제는 지출이 한달에 1000만원이 넘는다는 점이었다. 지난달엔 1025만원을 기록해 90만원 적자를 봤다. 부부의 가계부를 점검해 본 결과, 액수가 과한 지출항목이 곳곳에서 발견됐다. 특히 자녀 교육비에만 260만원을 쓰는 건 50대인 부부의 나이대에 걸맞지 않은 결정이었다.

이런 이유로 1·2차 상담에서 지출을 대폭 줄였다. 식비(20만원), 통신비·TV·인터넷(19만원), 보험료(27만원), 자녀 교육비(50만원), 부부 용돈(50만원) 등 166만원을 줄이는 데 성공했고, 이에 따라 90만원 적자도 76만원 흑자로 탈바꿈할 수 있었다.

부부의 또다른 고민은 앞서 언급한 수익형 부동산이다. 부부는 처음엔 재개발이 될 때까지 세를 놓으면서 묵혀둘 생각이었다. 하지만 언제 재개발이 될지 확신할 수 없다는 불안감이 조금씩 부부를 괴롭히고 있었다. 여기에 매년 늘어나는 부동산 세금도 점점 부담이 됐다. 지난해엔 관련 세금만 400만원을 냈다. 부부는 이대로 계속 둘지, 아니면 수익형 부동산을 처분하고 그 돈으로 다른 재테크에 투자할지를 고민하고 있었다.

■재무설계 최종편 = 1차 상담에서 필자는 부부에게 수익형 부동산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나름대로 조사한 뒤에 결론지어 보라고 조언했다. 2차 상담에서도 결론을 내리지 못했던 부부는 결국 “팔지 않겠다”는 답을 내놨다. 인근에 초·중·고등학교 시설이 갖춰져 있는 데다 유해시설이 없어 머지않아 재개발될 것 같다는 이유에서였다.

보통 주거형 부동산을 고를 때엔 가장 먼저 직장과의 거리를 우선시하고, 이에 따라 교통편을 봐야 한다. 자녀가 있는 경우엔 학군이 좋은지 유해시설은 없는지를 따져야 한다. 마지막으로 대형마트나 백화점·영화관 등 각종 편의 시설이 인근에 있는지를 살펴보는 게 좋다.

투자용 부동산의 입지분석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어디까지나 투자용이기 때문에 앞서 언급한 조건에 더해 수익성을 꼼꼼히 따져야 할 것이다. 이런 기준을 적용하면 부부의 집은 필자가 보기에도 입지가 꽤 좋은 편에 속했다. 이에 따라 70만원의 월세에 비해 세금(연간 400만원)이 부담스럽긴 했지만 버텨보기로 했다.

부동산 문제는 일단락됐으니 이제 부부의 미래를 대비할 솔루션을 세워보도록 하자. 부부는 각자의 이름으로 연금저축에 30만원씩 총 60만원을 저축하고 있다. 적금은 2개의 통장에 50만원·40만원씩 총 90만원을 납입하고 있다. 비상금 용도로 만든 예금통장엔 10만원씩 넣고 있다. 전부 합하면 160만원이다.

이렇듯 부부는 적지 않은 금액을 저축에 할애하고 있다. 여기에 지출 다이어트를 통해 76만원의 여유자금도 확보했으니 이를 노후 대비와 자녀 대학 등록금을 준비하는 데 잘 분산해 보기로 했다. 그러면 부부는 총 236만원을 저축하는 셈이므로 노후를 불안해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일단 76만원 중 40만원은 노후 대비를 위해 개인퇴직계좌(IRP)에 투자하기로 했다. 부부가 납입 중인 연금저축과의 가장 큰 차이점은 연금저축은 400만원 한도 내에서 세금 공제를 받지만 IRP는 700만원까지 공제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700만원 공제를 다 받고 싶지 않다면 내년으로 이월하는 게 가능하다는 것도 IRP의 장점이다.

개인연금에도 20만원 납입하기로 결정했다. IRP·연금저축이 연말소득공제의 장점이 있다면 이 상품은 노후에 연금을 비과세로 탈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다만, 개인연금은 일반적으로 사업비(보험회사에 지급하는 금액)가 높기 때문에 만족할 만한 수준의 연금을 수령하려면 처음부터 추가 납입을 염두에 둬야 한다. 부부는 17세인 첫째가 대학에 입학해 교육비가 줄어들면 추가 납입을 통해 개인연금 금액을 늘리기로 결정했다.

마지막으로 자녀 대학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적립식 펀드에 16만원씩 투자한다. 물론 이것만으로 학자금을 마련하긴 어렵기 때문에 90만원씩 저축하는 적금 중 일부를 함께 사용할 예정이다.

이렇게 부부의 재무설계가 모두 끝났다. 부부는 잉여자금 76만원을 노후 준비(IRP 40만원·개인연금 20만원), 자녀 대학 등록금 대비(적립식 펀드 16만원)에 활용했다. 이제 계획대로 착실하게 생활해 나가는 게 관건인데, 성실한 부부의 성격이라면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다. 이 솔루션을 통해 안씨 부부가 편안한 노후를 맞을 수 있기를 바란다.

서혁노 한국경제교육원㈜ 원장
shnok@hanmail.net | 더스쿠프 전문기자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