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은 친근함의 표시일까. 그렇다면 그건 누구의 관점일까. 욕을 내뱉는 사람은 ‘친근함의 표시’라고 주장하지만, 욕을 받은 사람이 불쾌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최근 학생들 사이에서 신체폭력보다 언어폭력의 비중이 더 높아졌다고 한다. 언어폭력, 이젠 막아야 할 때다. ‘질풍노도’의 시기를 지나는 청소년들의 입은 유독 거칠다. 친구들에게 강해 보이고 싶어서, 만만해 보이고 싶지 않아서 사용하는 ‘방어기제’ 중 하나일 것이다. 하지만 이런 언어폭력은 꽤 심각한 문제다. 학교폭력 유형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도 언어폭력이다. 교
신학기가 시작한 지 약 한달이 흘렀다. 코로나19가 터진 지 3년 만에 전면등교가 재개돼 이번 신학기는 더 의미가 있다. 하지만 몇몇 우려도 나온다. 그중 대표적인 건 학생들 간 접촉이 증가하면서 학교폭력이 늘어나는 게 아니냐는 걱정이다. 그럼 우린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학교가 다시 아이들로 시끌시끌해졌다. 코로나19로 사상 초유의 비대면 수업을 병행했던 학교들이 다시 전면등교를 실시하고 있어서다. 어느덧 코로나19 3년차에 접어들다 보니 평범했던 학교의 모습이 생소하게 느껴질 정도다.기대 반 우려 반 속 신학기 전면등교가 시작되면
연초부터 동물 학대 관련 뉴스가 연이어 터져 나왔다. 생후 2개월 된 강아지가 꽁꽁 언 강 한복판에 버려지는가 하면, 드라마 촬영장에선 ‘낙마落馬 영상’을 찍기 위해 달리던 말을 줄로 잡아당겨 사망케 한 사건이 발생했다. 가해자들에겐 과연 동물도 귀중한 생명이란 인식이 있기나 한 걸까. 더욱 안타까운 점은 이들을 엄벌할 법적 제도가 마련돼 있지만 법원 판결이 ‘솜방망이’에 그치기 일쑤란 점이다. # 새해 첫날 경기도 안산. 꽁꽁 얼어붙은 강 위에서 노끈으로 돌에 묶어놓은 강아지가 발견됐다. 영하 12도의 날씨에 버려진 강아지는 생후
헤어진 여자친구가 연락을 받지 않자 집에 찾아가 초인종을 수차례 눌렀다. 단순한 사랑 싸움일까. 그렇지 않다. 이는 명백한 ‘범죄’다. 끔찍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 스토킹 행위를 그동안 ‘그저 남녀 간의 일’로 치부하는 경우가 많았다. 법적 처벌 규정이 미미했기 때문에 더더욱 그랬다. 하지만 이젠 다르다. 지난 10월 21일 ‘스토킹 처벌법’이 22년 만에 시행됐기 때문이다. 헤어진 연인에게 집착하는 사람, 연예인의 사생활을 침범하는 극성팬….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스토킹’의 모습이다. 그동안 스토킹 피해를 호소하는 사람들은 많
최근 무인 점포를 노린 특수절도범죄가 급증하면서 새로운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심각한 건 무인 점포 절도의 가해자가 주로 10대 청소년이라는 점이다. 가해자가 촉법소년인 탓에 피해 점주들은 제대로 된 보상을 받지 못한 채 속앓이를 하고 있다. 무인 점포 절도범죄를 근절할 방법은 없을까.무인 편의점, 무인 아이스크림 판매점, 무인 밀키트 판매점까지…. 거리를 걷다 보면 ‘무인 점포’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이후 비대면 수요 증가와 최저임금 인상 등의 영향으로 무인 점포 전환을 고려하는 자영업자도 늘
학교폭력이 발생했을 때 가해자와 피해학생을 즉시 분리하는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지난 6월 23일 시행됐다. 피해자를 2차 가해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취지다. 하지만 법의 효력은 아직 약하다. 아이들이 “장난이었다”고 말하면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리하지 않는 사례도 비일비재하다. 학폭을 그저 ‘애들 싸움’으로 치부했기 때문인데, 그런 인식부터 바꿔야 한다. 그건 허술한 면죄부免罪符일 뿐이다. “2020년 학교폭력 건수가 2019년에 비해 줄었다.” 교육부의 발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교육부 발표의 이면을 들여다봐야
지난 5월 배달앱 ‘쿠팡이츠’에 입점해 있던 50대 점주가 세상을 떠났다. 무리한 환불을 요구하는 소비자에게 대응하다 뇌출혈로 쓰러진 게 원인이 됐다. 배달앱에선 이런 ‘블랙 컨슈머’ 문제가 끊이지 않는다. 점주를 보호하는 시스템이 허약한 데다 ‘비대면’이란 특성도 나쁜 행동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점주와 대면하지 않으니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는 블랙 컨슈머들이 들끓는다는 거다. 하지만 ‘선을 넘은 리뷰’는 명백한 범죄 행위다. “개념을 상실한 주인.” 한 소비자가 배달앱에 남긴 리뷰다. 얼마나 불쾌한 일이 있었던 걸까. 주인은 정말
‘녹음’이 일상화하고 있다. 일부 휴대전화에 통화 시 ‘자동녹음’ 기능이 탑재된 건 단적인 예다. 나도 모르는 사이 내 목소리가 녹음되고 있을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런데 녹음을 둘러싼 법적 판단은 일률적이지 않다. 제3자의 대화를 몰래 녹음한 경우 불법일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초등학교 저학년 자녀를 둔 어머니 A씨는 아이로부터 ‘담임선생님이 폭언을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담임교사의 아동학대를 의심할 만한 상황이었지만 수업시간에 일어나는 일이어서 확인하는 게 불가능했다. 걱정스러웠던 A씨는 아이의 가방에 녹음기를 넣어
최근 한국 사회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 중 하나가 ‘학교폭력(학폭)’이다. 체육계, 연예계에선 과거 학폭 관련 폭로가 터져 나왔다. 드라마에서도 학폭이 주된 소재로 다뤄지고 있다. 그래서인지 필자는 학폭 관련 언론 인터뷰 중 이런 질문을 많이 받는다. “드라마에 나오는 ‘학폭’은 실제보다 많이 과장된 거죠?” 차라리 그랬으면 좋으련만, 안타깝게도 학교 현장에서 벌어지는 학폭은 드라마보다 더했으면 더했지 덜하지 않다.드라마 속 학교폭력을 들여다보면 학교에서 ‘현재 진행형’인 학교폭력이 얼마나 심각하고 교묘하게 이뤄지는지 짐작할 수 있다
갈등관계에 있는 직장 상사가 머리카락이 많이 떨어졌다면서 업무 도중 청소기를 돌리라고 한다면…. 한발 더 나아가 ‘경쟁사에 채용공고 났던데’라면서 은근히 퇴사를 종용했다면 어떨까. 항의하거나 따져 묻기는 애매하고 그대로 따르자니 속은 까맣게 탈지 모른다. 최근 이런 방식의 ‘교묘한’ 직장 내 괴롭힘이 증가하고 있다. 이른바 비물리적 괴롭힘이다.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2019년)되면서 폭언, 막말, 폭행, 성희롱 등을 직장 내 괴롭힘으로 여기는 인식이 부쩍 높아졌다.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의 중요한 성과다. 그렇다고 직장 내
학교폭력의 모습이 달라지고 있다. 학생들이 학교에 모이는 시간이 줄어들면서 학교폭력이 사이버 공간으로 빠르게 넘어가고 있다. SNS나 텔레그램 대화방뿐만 아니라 중고거래 사이트까지 사이버폭력이 파고들고 있다. 문제는 가해자가 피해자의 ‘비밀번호’를 습득하는 방법이 너무도 쉽다는 점이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하면서 학교에선 ‘온라인 학기’가 장기간 이어지고 있다. 학생들이 서로 만날 기회가 줄어들면서 학교폭력도 다소 주춤한 모습이다. 하지만 안심하긴 이르다. 그 틈을 타 사이버폭력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사이버폭
‘디지털 성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익명성’ 뒤에 숨어서 범죄를 저지를 수 있는 데다, 불법 촬영물을 시청·공유하는 것을 ‘놀이문화’로 여기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수년간 ‘손정우 사건’ ‘n번방 사건’ 등이 끊이지 않은 이유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건 관련법 개정을 통해 디지털 성범죄자를 엄벌할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는 점이다. 이제 디지털 성범죄자에게 무거운 처벌을 적용하는 것만 남았다.“한국 검찰은 너무 허기져 달걀 18개를 훔친 남성에게 1년 6개월 실형을 구형했고, 세계 최대 아동 음란 사이트를 운영한 손정우
인천 여중생 성폭행 사건의 가해자 2명이 피해자 오빠를 고소했다. 미성년자인 자신들을 부모 동의도 없이 추궁했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들 논리에는 자신들이 미성년자라는 전제가 깔려 있다. 어떤가. 상황이 이렇더라도 소년법을 폐지해야 할까. 필자는 “무조건 폐지하는 건 능사가 아니다”는 입장에 서 있다. 그 이유는 명료하다.10대들의 범죄가 잇따르고 있다. 관련 뉴스가 보도될 때마다 대중들은 분노한다. “범죄를 저지른 미성년자들을 엄벌에 처해 달라” “소년법을 폐지해달라”는 국민청원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사람들을 경악하게 만든 n번방
직장 내 괴롭힘으로 필자에게 상담을 요청하는 분들이 많다. 구체적인 내용을 들어보면, 직장 내 괴롭힘이 아닌 개인 간의 갈등인 경우도 적지 않다. 그렇다면 어떤 경우엔 직장 내 괴롭힘이고, 어떤 경우엔 개인 간 갈등일까. 그 미묘한 기준을 살펴봤다. “팀장 때문에 스트레스 받아서 회사 가기가 싫어.” 직장인 A씨는 B팀장으로부터 업무와 관련해 심한 질책을 받았다. A씨는 B씨 탓에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호소했다. A씨는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한 것일까. A씨가 인격 모독이라고 느낄 만큼 과도한 질책을 당했거나, 업무와 관련 없는 이유로
자리를 뜰 때마다 장부에 기록하는 게 회사의 원칙이었다. 커피 한잔을 타러 갈 때도, 화장실을 갈 때도 적어야 했다. 심지어 직장상사는 이 장부를 보고 일거수일투족을 확인했다. 장부가 공개된 장소에 놓여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른바 이석장부, 직장 내 괴롭힘일까. 누군가 나에게 “거짓말하는 게 최순실(최서원 개명) 같다”고 말했다면 기분이 어떨까. 동료들과 함께 있는 자리에서 그랬다면 아마도 큰 모멸감을 느꼈을 것이다. 실제로 직장 내에서 발생한 이야기다. 이같은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정신적 고통은 근로자의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2018년 삿포로 전前 총영사가 자신의 비서에게 상습적인 폭언을 일삼았다는 이유로 유죄를 선고받았다. 이 사건에서 결정적 역할을 한 건 해당 비서가 피해 상황을 녹음한 40여개의 파일이었다. 흔히 동의를 구하지 않고 녹음하는 건 불법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피해 근로자가 직접 당한 폭언이나 모욕적 발언을 녹음하는 건 불법이 아니다.“넌 머리가 있는 거니. 없는 거니. 뇌 어느 쪽이 고장났어.” 전前 일본 주재 삿포로 총영사가 자신의 비서 A씨에게 쏟아낸 폭언이다. 총영사(당시 직책)는 2016년부터 2018년까지 A씨에게 수십차례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한 피해 근로자를 상담하다 보면 이런 말을 종종 듣는다. “관련법이 시행됐음에도 회사에 신고하는 것이 망설여집니다.” 가해자의 폭언 등이 너무 괴롭지만 진흙탕 싸움이 될까봐 걱정하는 이들도 숱하다. 문제는 피해자의 이런 태도가 가해자가 가장 원하는 것이라는 점이다. 가해자가 당신에게 바라는 행동은 바로 ‘침묵’이란 거다. 노윤호 변호사의 記錄 세번째 편이다. 피해자가 직장 내 괴롭힘을 신고했다고 가정하자. 어떤 일이 벌어질까. 답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듯 ‘진흙탕 싸움’이 펼쳐질 것이다. 그럼에도 필자가 의뢰인
그동안 직장 내 괴롭힘은 개인 간 문제로 치부돼 왔다. 괴롭힘을 당해도 마땅히 도움 받을 곳이 없으니, 괴롭힘을 그저 견디는 직장인이 많았다. 그런데 지난 7월 16일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되면서 새로운 전기가 마련됐다. 일부 피해 근로자들이 용기를 갖고 목소리를 내 피해사실을 알린 덕분이다.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정착하는 데도 피해 근로자가 목소리를 내는 게 가장 중요하다. 노윤호 변호사의 기록記錄, 두번째 편이다. 얼마 전 ‘타인은 지옥이다’라는 제목의 TV 드라마가 방영됐다. 웹툰이 원작인 이 드라마는 ‘내 곁에 있
6만명. 학교폭력 피해학생 숫자다(2019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전체 학생의 1.6%에 달하는 인원으로 1년 전 조사 때보다 1만명이나 증가했다. 이를 하루로 환산하면 매일 165명의 학생이 학교폭력을 당하고 있는 셈이다.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각종 제도가 마련되고 있지만 학교폭력은 오히려 늘어만 가고 있다. 피해학생 가족이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억울함을 호소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왜 학교폭력은 끊이지 않을까.하루가 멀다 하고 언론에서 학교폭력 사건들이 보도된다. 학교폭력 피해학생의 가족이 올린 청와대 국민청원 소식도 심심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