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이가 있다. 첫째는 평범하고 착하다. 둘째는 약간의 발달장애가 있다. 부모는 발달장애가 있는 아이에게 온 힘을 쏟았다. 어릴 때부터 동생을 보살피는 데 익숙했던 첫째는 언제나 조용히 부모의 말을 따랐다. 그렇다면 첫째는 부모가 생각하는 것처럼 ‘군말 없는 아이’일까. “부모가 자녀에게 주는 건강한 사랑.” 자녀 양육과 관련한 심리이론에서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기본 정의다. 하지만 자녀가 반드시 부모의 사랑을 느끼는 건 아니다. 부모가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이 자녀가 원하는 것과 다르면 자녀들은 되레 ‘사랑받지 못한다’고 느낄 수도
청소년들의 감정은 시한폭탄 같다. 언제 터질지 모르고, 별일 아닌 거 같은데도 바르르 화를 낸다. 그렇다고 분노를 분노로 대하면 안 된다. 잠시 숨을 고르고 왜 화가 나는지 이유를 물어보자. 그렇게 분노를 조절하고 관리하는 법을 알면 지혜롭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분노도 ‘생각하기 나름’이란 거다.양쪽 눈썹 끝이 올라간 뾰로통한 표정의 앵그리버드(angry birds) 인형이 유행하던 적이 있다. 원래는 게임 캐릭터라고 하는데, 필자는 인형으로 더 많이 접했다. 화난 표정의 인형은 필자가 꼬마였을 때도 있었다. 못난이 삼형제 인
곧 새학기가 시작한다. 누구에게나 새로운 출발은 ‘기대 반 두려움 반’이다. 특히 코로나19 속에서 새학기를 맞는 아이들은 적잖은 스트레스를 겪을 가능성이 높다. 비대면 수업 등으로 친구를 사귀지 못한 데다, 달라진 학교 환경이 낯설기 때문이다. 이른바 ‘새학기 증후군’을 겪는 내 아이에게 부모는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코로나19 국면에서도 아이들의 ‘교육’을 이어가기 위한 각계의 노력이 이어졌다. 온라인 수업, 부분등교 등 코로나19 위험과 교육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하지만 학력격차 심화, 사교육비 증가 등
가정은 ‘은밀한 장소’다. 갈등이 발생하거나 혹여 폭력이 일어나도 밖으로 새어나가지 못한다. 가정 안에서 충분한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청소년들이 그 탈출구로 ‘가출’이나 ‘일탈’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위기청소년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나 지자체, 지역사회가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건 이 때문이다.필자는 언젠가부터 한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는 일을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세월이 워낙 빠르게 흐르다 보니 연말연시가 여느 하루와 다를 바 없이 느껴졌다. 하지만 코로나19 탓인지 한해가 다시 길게 느껴진다. 위세가 꺾이지
학교도 잘 다니고, 친구들과 몰려다니지도 않으며, 왕따를 당하지도 않는다. 그렇다면 내 아이는 정말 괜찮은 걸까. 부모 입장에선 받아들이기 힘들지 모르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방문을 걸어 잠그고, 게임만 하거나, 밥을 먹지 않고 운동도 하지 않는다면 자녀에게 더 큰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은둔’하고 싶은 마음을 품고 있을 가능성이 있어서다. 37만명. 만 18~34세 청년 중 ‘은둔형 외톨이’로 추정되는 이들의 숫자다. 은둔의 사전적 의미는 ‘세상 일을 피해 숨는다’이다. 그래서인지 은둔형 외톨이가 실제로 얼마나 되는지 제대
학교를 관두는 청소년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국가교육통계센터에 따르면 2016년 4만7070명이던 학업중단 청소년은 지난해 5만2261명으로 늘었다. 학교를 그만두는 이유는 적응을 못해서, 왕따를 당해서, 꿈을 펼치기 위해서 등 다양하다. 어떤 이유든 학교를 관두는 순간 청소년은 낯선 환경과 상황에 직면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국가는 그런 청소년을 위한 울타리를 마련해놨다. 청소년 자녀를 둔 부모가 알아두면 괜찮을 정보다.아흔이 되신 어머니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거의 2년 동안 집 안에만 계셨다. 얼마 전 어머니의 손을 잡고 가까
밤은 낮보다 위험하다. 우울한 마음이 깊어지기 쉽고 충동을 막아줄 사람은 부족하기 때문이다. 청소년들의 위기 상황도 밤에 많이 일어난다. 그래서 서울시 청소년상담복지센터는 ‘청소년상담1388’을 24시간 운영하고 있다. 전화 한통이면 전문 상담자가 청소년의 마음에 귀 기울여 주고 위기상황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번 편에선 언제나 열려 있는 청소년상담1388을 이야기하고자 한다.깊은 밤, 누군가는 꿈을 꾸고 내일을 기대하는 시간이다. 하지만 누군가에겐 외로움이 깊어지는 고통의 시간일 수 있다. 특히 마음을 터놓을 곳이 마땅찮
얼마 전 필자를 찾아온 한 청소년이 이렇게 물었다. “친구의 얘기를 들어주는 걸 좋아해요. 저도 상담사가 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필자는 아주 간단하게 답했다. “공감능력이 있다면 좋은 상담사가 될 수 있어. 다만, 제법 어려운 길을 걸어야 한단다.” 필자는 그동안 ‘부모에게 필요한 내 아이 상담법’을 연재해왔다. 이번엔 관점을 돌려 ‘아이들’의 입장에서 상담을 이야기해보려 한다. 상담사를 꿈꾸는 아이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한다.“매일 ‘힘든 사람’을 만나야 하니, 상담자가 좋은 직업은 아닌 것 같아요.” “상담실 안에만
초등학교 저학년 때까지만 해도 공부를 곧잘 하던 아이가 갑자기 공부에 흥미를 잃고 수업을 따라가지 못한다면 당신은 어떻게 하겠는가. 십중팔구 자녀가 노력을 하지 않는다며 다그칠 것이다. 하지만 단순한 학습부진이 아닐 수도 있다. 부모에게 필요한 내 아이 상담법, 여섯 번째 편으로 ‘느린학습자’를 준비했다. ‘세상’의 속도를 따라가지는 못하지만 자신만의 속도로 길을 가는 아이들이 있다. ‘느린학습자’다. 느린학습자란 ‘경계선지능’을 지닌 아이들을 말한다. 명칭에서 짐작할 수 있듯 경계선지능은 평균 지능(IQ 85~115)에는 못 미치
가출한 아이들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집으로 돌려보내는 것’이다. 하지만 집으로 돌아간 대다수의 청소년이 또다시 집을 나온다. 그들이 가출할 수밖에 없던 원인을 해결하지 않는다면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이런 관점에서 ‘가출 청소년’ 대신 ‘가정 밖 청소년’이란 명칭을 쓰려는 움직임은 긍정적이다. 아울러 청소년들이 생각하는 ‘우리집’이 과연 생물학적 의미인지도 되짚어봐야 한다.‘가출家出’. 글자 그대로 집을 나온 상황을 의미한다. 청소년 가출의 정의는 좀 더 구체적이다. 여성가족부는 가출을 ‘부모나 보호자의 동의 없이
아침에 깨우면 짜증만 낸다. 조금만 잔소리하면 방에 들어가 나오지 않는다. 어쩔 땐 ‘보컬학원’에 보내달라고 떼쓰고, 난데없이 학교를 관두겠다며 성을 낸다. 이럴 때 부모 대부분은 “쓸데없는 소리 마라” “철없는 소리 말라”며 으름장을 놓는다. 하지만 아이들이 원하는 건 ‘아주 가벼운 공감’일지 모른다. 어떤 경우에도 내 아이에게 하지 말아야 할 말이 있다. “낳으실 제 괴로움 다 잊으시고, 기를 제 밤낮으로 애쓰는 마음. 진자리 마른자리 갈아 뉘시며 손발이 다 닳도록 고생하시네….” 가정의 달 5월을 보내며 ‘어머니의 마음’ 가사
“엄마ㆍ아빠가 내 엄마, 아빠여서 좋아….” “내 가족이어서 고마워.” 자녀의 뜬금없는 고백을 들은 부모는 어떤 기분일까. 모르긴 몰라도 그날만큼 행복한 날을 손으로 꼽긴 어려울 거다. 하지만 그게 자살의 암시였다면 어떨까. 누군가는 ‘드라마 속 이야기’라고 치부할지 모르지만 그런 일은 실제로 숱하다. 그렇다면 부모가 아이들의 슬픈 속마음을 읽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한국의 부끄러운 민낯 중 하나가 높은 자살률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2018년 발표 기준) 한국의 자살률은 24.6명(인구 10만명당)으로 가장
그 학생에게 큰일이 있었던 건 아니다. 시험을 못 봤고, 친구와 조금 다퉜을 뿐이다. 그런데도 그 학생은 “상처가 크다”면서 자신을 몰아세운다. 대부분의 어른은 “별것도 아닌 일로 힘들어한다”며 다그친다. “그게 무슨 힘든 일이냐”며 나무라기도 한다. 하지만 그 학생이 입은 상처가 ‘심리적 외상外傷’일 가능성은 충분하다. 청소년기 아이들은 객관적인 큰 사건이 아니더라도 주관적인 이유로 심리적 외상을 입을 수 있어서다.여기 한 청소년이 있다. 그는 고작 집 앞 편의점에 가면서 나갈 채비를 하느라 바쁘다. 대체 왜 그럴까. 그맘때 청소
청소년 시기엔 가족보다 친구가 좋다. 친구에게 재잘재잘 이야기하며 스트레스를 풀고, 활력을 얻는다. 하지만 코로나19 탓에 친구를 만나는 게 어려워졌다. 마음을 둘 곳을 잃은 여린 아이들 중엔 마음의 병을 앓는 이들도 생겼다. 그 어느 때보다 상담이 중요해졌다. 직접 대면할 수 없다면 화상으로라도 그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줘야 한다.지난해 불현듯 찾아온 코로나19는 많은 것을 바꿔놨다. 어른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일상도 뒤흔들었다. 학교 수업 대부분은 온라인으로 대체됐고, 어쩌다 등교를 해도 친구들과 거리를 둘 수밖에 없었다. 선생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