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20일 국회 본회의에서 한덕수 국무총리의 임명 동의안이 통과됐다. 후보 지명 후 47일 만에 총리 인준안이 가결됐다. 야당이 공직과 로펌을 오간 한 총리의 ‘회전문’ 행보를 결격 사유로 삼아 ‘임명 불가론’을 고수했던 탓이다. 중요한 건 이를 정치적 논쟁으로만 봐선 안 된다는 점이다. 회전문 인사는 공직사회의 투명성은 물론 국가의 중대한 정책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한덕수 국무총리의 임명 문제가 5월 20일 일단락됐다. 국회 본회의에서 총리 인준안이 가결되면서다. 여정은 험난했다. 청문회
미국공인부정조사인협회(ACFE)는 최근 의미 있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골자는 부패, 허위 보고, 횡령 등 3가지 유형의 부정不正 중 횡령 범죄의 발생률이 가장 높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다. 지난해 12월 오스템임플란트를 시작으로 올 3월 LG유플러스까지 기업들의 횡령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어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횡령 등의 부정을 방지하고, 줄여나갈 수 있을까.2916억원. 지난해 12월부터 올 3월까지 국내에서 발생한 횡령 사건들의 총 피해 규모다. 최근 4개월간 내부 직원의 횡령 소식이 전해진 회
전세계적으로 ESG(환경ㆍ사회ㆍ지배구조) 경영 열풍이 불면서 비재무적 정보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그래서인지 회계 등 재무적 정보는 되레 뒷전으로 밀린 것 같다. 하지만 재무 정보는 기업의 경영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지표다. 이 안에 들어있는 숫자에 기업의 명운이 걸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숫자가 기업의 진실을 담고 있는지 유심히 살펴야 하는 이유다.국내 대표 바이오기업인 셀트리온이 분식회계 의혹으로 홍역을 치렀다. 재고자산 관리, 의약품 판권매각, 해외 유통사와의 거래 등에서 셀트리온이 실제 매출·정산과 다르게
세계 5위의 치과용 임플란트 기업 오스템임플란트에서 2215억원 규모의 횡령사고가 벌어졌다. 이 회사 연간 영업이익의 2배에 달하는 회삿돈을 빼돌린 건 단 한명의 직원이었다. ‘피플 리스크’를 막지 못했다는 건데, 간단히 여길 문제가 아니다. 피플 리스크는 233년 된 명문은행도 한순간에 무너뜨릴 정도로 위험하기 때문이다.희망과 기대를 품은 2022년 새해가 밝았다. 하지만 올해 첫 주식시장이 열리던 지난 3일, 코스닥 상장사 오스템임플란트가 띄운 ‘대규모 횡령사고 공시’는 시장을 충격에 빠뜨렸다. 이 회사의 재무팀장 이모씨가 회사
우리나라 100대 기업에서 직원이 임원으로 승진할 수 있는 확률은 얼마나 될까. 2011년 0.95%였던 임원 승진 확률은 올해 0.76%로 더 낮아졌다. 그만큼 임원의 문턱이 높다는 방증이다. 하지만 임원에 오른다고 꽃길이 펼쳐지는 건 아니다. 직위에 따른 법적 의무와 책임이 점점 무거워지고 있어서다. 이사진의 감시의무를 확대 적용하고 있는 우리나라 사법부의 판결도 이런 추세를 잘 보여준다.연말을 앞두고 인사 시즌이 돌아왔다. 해마다 이맘때면 임원 승진 발표를 기다리며 마음을 졸이는 직장인들이 많을 거다. 그런데 2030세대에서는
“‘불가리스’가 코로나19 예방 효과를 갖고 있다(남양유업 4월 발표).” 백신의 효능마저 논란이 되는 마당에 유산균 음료가 코로나를 예방한다는 발표는 누가 봐도 이상했다. 결국 이 발표는 파문을 일으켰고, 남양유업은 주인이 바뀌는 격변기에 들어갔다. 그런데 이 지점엔 몇가지 의문이 있다. “시장에서 57년을 살아남은 회사가 어떻게 이런 내용을 발표했을까.” “회사에 목소리를 내는 직원이 없었을까.”1970년대만 해도 우유는 귀한 음식이었다. 어느 정도 사는 집이 아니면 매일 아침 배달된 우유를 마시는 건 꿈도 꾸기 어려웠다. 19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국내에 처음으로 내부통제 제도가 도입됐다. 금융회사에 적용되는 준법감시인 제도(2000년 도입)다. 상장회사에 적용되는 준법지원인 제도가 도입된 건 그로부터 11년 후다. 하지만 두 제도는 현재 유명무실하다. 법이 있어도 이를 알지 못하거나, 지키지 않는 기업이 숱해서다. 한국형 내부통제 제도, ‘K-컴플라이언스’가 필요한 이유다. 우리나라 7인조 보이그룹 BTS가 신곡 ‘버터(Butter)’를 발표했다. 노래 제목처럼 팬들의 마음이 녹은 걸까. 이 노래는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100’에서 6주 연
프랑스는 기업의 부패행위에 관대한 나라였다. 뇌물수수에 쓴 비용의 세금을 공제해줄 정도였다. 하지만 지금의 프랑스는 그 어느 나라보다 강력한 반부패법을 시행하고 있다. 기업들의 무분별한 부패행위로 값비싼 수업료를 내고 배운 결과다. 주목할 건 프랑스의 사례에서 세계의 컴플라이언스(준법ㆍ윤리경영) 트렌드를 읽을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도 프랑스를 참고해 우리나라만의 컴플라이언스 모델을 만들어야 할 때다. 지난 1월 프랑스 반부패청(AFA)은 새로운 ‘반부패 컴플라이언스 지침’을 발표했다. 2017년 발표한 첫 지침의 개정판인데,
골드만삭스는 컴플라이언스 시스템이 잘 갖춰진 것으로 유명하다. 사업 전반의 리스크를 관리하는 글로벌 컴플라이언스 부서도 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골드만삭스는 지난 10월 미국 해외부패방지법(FCPA) 최고 벌금액의 주인공이 됐다. 왜일까. 월스트리트는 미국 뉴욕시 맨해튼 남부에 있는 거리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대형 금융기관이 몰려 있어 세계 금융시장의 중심지로 불린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본사도 이곳에 있다. 1896년 작은 가족기업으로 출발한 골드만삭스는 세계를 움직이는 최대 금융회사로 성장했다. 미국 50대
부패방지법이 무서운 이유는 양벌규정에 있다. 임직원이 범법행위를 저질러도 회사가 함께 처벌을 받아서다. 물론 양벌규정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건 아니다.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을 구축하고 끊임없이 교육하면 양벌규정을 피할 수 있을뿐더러 직원들을 성장시킬 수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 사례가 이를 잘 보여준다.# 필자가 다니던 회사 대표에게 들었던 경험담이다. 파트너사社와의 미팅을 위해 일본으로 출장을 갔을 때의 일이다. 대표는 파트너사의 중역을 만나기로 했고, 그와의 만남을 기대했다. 두 회사의 비즈니스에 상당한 영향을
금융회사는 내부통제 기구에 해당하는 준법감시인을 의무적으로 둬야 한다. 수천억원에서 수조원대 자산을 다뤄야 하는 만큼 상장회사 내부통제 기구인 준법지원인보다 훨씬 까다로운 역할이 요구된다. 하지만 준법감시인의 자격을 얻는 건 어렵지 않다. 금융업계에 무늬만 준법감시인이 차고 넘치는 이유다. 옵티머스(optimus)는 라틴어로 ‘가장 좋은’이란 뜻이다. 하지만 국내 펀드시장에선 이제 정반대의 의미를 갖게 될지 모른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이 벌인 1조2000억원 규모의 금융사기 때문이다. 최근 옵티머스자산운용은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한다
국제표준화기구(ISO)의 부패방지경영시스템(ISO 37001)이 실효성 논란을 빚고 있다. ISO 37001 인증을 취득해도 부패 사건에 휘말리는 기업들이 적지 않아서다. 그럼 ISO 37001은 필요 없는 것일까. 단언컨대, 그렇지 않다. ISO 37001은 부패방지를 위한 시스템이 갖춰졌다는 걸 확인해주는 것이지, 부패가 없다는 걸 보장하는 건 아니다. ‘ISO 37001’은 국제표준화기구(ISO)가 2016년 10월에 제정한 부패방지경영시스템이다. 부패방지와 관련해 기업이 수립하고 실행ㆍ유지ㆍ개선해야 할 가이드라인을 규정하고
올해 초 불거진 프랑스 항공기 제조사 에어버스의 뇌물공여 사건은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프랑스, 미국, 영국 법무부와 합의한 벌금액이 수십억 달러에 달했다. 뇌물 관련 벌금 중에선 역사상 최대 규모다. 재판은 받지 않았지만 사실상 부패행위를 시인한 것이나 다름없다. 그렇다면 에어버스가 뇌물을 준 명단에 있는 기업들은 어떨까. 뇌물수수 혐의를 인정하고 있을까.대한항공이 프랑스 항공기 제조사 에어버스(Airbus SE)로부터 리베이트를 받았다는 의혹이 쏟아지고 있다. 에어버스가 1996년부터 2000년까지 A330 항공기 10대를
다자개발은행(MDBs)의 해외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국내 기업들이 늘고 있다. 환영할 일이지만 유의할 점도 있다. 최근 다자개발은행 프로젝트에 참여한 기업들의 부당행위를 조사하고 문제 적발 시 제재하는 경향이 두드러져서다. 한번 제재를 받으면 해외사업이 치명타를 맞을 만큼 수위도 높다. 다자개발은행 해외 프로젝트에 참여하길 원하는 국내 기업들은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A사는 국내 엔지니어링 중견기업이다. 여느 산업처럼 엔지니어링 산업도 국내에서 성장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A사는 일찌감치 해외사업으로 눈을 돌렸다. 하지만 A사의 해외
사외이사제도는 기업의 지배주주와 경영진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에서 시작됐다. 하지만 우리나라로 넘어오면서 제도가 변질됐다. 우리나라에선 견제는커녕 기업에 더 많은 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는 사람이 사외이사가 된다. 그러다보니 사외이사가 고관대작들의 노후를 보장해주는 안식처로 전락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한국형 사외이사제도의 씁쓸한 민낯이다.# 필자의 첫 직장은 대기업 상장회사였다. 주담株擔이라 불리는 주식업무와 공시업무를 담당했다. 회사 중요사항을 공시할 때 근거 서류로 이사회의사록이 필요해 이사회 업무도 겸했다. 하지만 실제로 이사
가상화폐가 새로운 자금세탁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익명성이 높아 거래 이력을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최근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안긴 ‘n번방’ ‘박사방’ 사건에서도 가상화폐가 범죄에 악용됐다. 문제는 가상화폐가 세탁되는 걸 막지 못하면 훨씬 더 잔혹한 범죄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최근 ‘텔레그램 성착취방’ 사건이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겼다. 이 사건은 여성을 협박해 성 착취 영상물을 찍게 하고, 이를 텔레그램에서 유료로 거래한 디지털 성범죄를 말한다. 가장 널리 알려진 건 ‘n번방’과
지난 2월 출범한 삼성 준법감시위원회가 논란의 중심에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을 맡고 있는 재판부가 권고해 설치한 것인데, 이 부회장의 양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어서다. 실제로 재판부가 언급한 미국 연방양형기준 제8장엔 “준법감시제도가 양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내용이 있다. 하지만 제8장을 이번 사건에 그대로 적용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많다.지난 2월 5일 삼성 준법감시위원회가 출범했다. 위원회는 총 7명의 위원으로 구성됐다. 대법관 출신의 한 로펌 대표 변호사가 위원장을 맡고, 삼성에
덴마크ㆍ스웨덴ㆍ노르웨이 등 북유럽 국가들은 부패인식 수준이 높기로 널리 알려져 있다. 국제투명성기구(TI)가 매해 발표하는 국가별 부패인식지수(CPI) 순위에서도 늘 상위권을 차지한다. 당연히 해당 국가의 기업들도 청렴할 것으로 여기기 쉽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또한 경제력이 낮다고 CPI 지표가 나쁜 것도 아니다. 우리가 CPI를 부문별로 세심하게 뜯어봐야 하는 이유다. 2019년도 국가별 부패인식지수(CPI)가 발표됐다. CPI는 세계적인 반反부패운동 단체 국제투명성기구(TI)가 1995년부터 매해 발표해온 지표로, 공공ㆍ
세계 경제가 글로벌화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이 더 이상 국내에서만 안주할 수 없게 됐다는 거다. 문제는 국내에서 써먹던 ‘편법’을 해외에서 활용했다간 큰코다치기 십상이라는 점이다. 세계 각국이 기업의 부패행위를 용납하지 않는 분위기이기 때문이다. 자칫 뇌물이라도 건넸다가 발각되면 천문학적인 벌금을 물어야 할 수도 있다. 해외뇌물주의보는 이미 발령됐다.북유럽의 스웨덴은 손꼽히는 청렴 선진국이다. 국제투명성기구(TI)가 매해 부패인식지수(CPI)를 발표하는데, 2018년 스웨덴은 180개 국가 중 3위에 올랐다. 하지만 국가의 청렴지수
준법지원인은 법적 위험을 진단해 분쟁을 예방하는 기업 내 법률전문가다. 기업 경쟁력뿐만 아니라 윤리ㆍ준법경영을 강화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리나라엔 2012년 준법지원인 제도가 도입됐지만 이를 준수하지 않는 기업들은 여전히 많다. 법으로 강제하지 않아도 대부분의 기업이 준법지원인(컴플라이언스 책임자)을 두고 있는 미국과는 정반대다. 차이는 무엇일까.2012년 4월 15일 개정 회사법이 시행됐다. 건국 이래 최대 규모의 개정작업을 거친 법이었다. 개정작업만 6년이 걸렸고, 개정조문은 250여개에 달했다. 이번 개정을 통해 기